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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키보드 AI 에이전트 Acti (액티) 리뷰: 모바일 생산성 혁신

AI를 앱이 아니라 키보드 안에 심은 Acti. 진짜 혁신은 기술이 아니라 위치라는 도발적인 베팅을, 그 한계까지 솔직하게 뜯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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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키보드 AI 에이전트 Acti (액티) 리뷰: 모바일 생산성 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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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오늘 스마트폰에서 가장 많이 연 앱은 무엇일까. 인스타그램? 유튜브? 틀렸다. 정답은 키보드다. 메시지를 칠 때도, 검색을 할 때도, 이메일을 쓸 때도 화면 아래에서 조용히 올라오는 그 자판. 하루에 수백 번 두드리면서도 우리는 그것을 ‘앱’이라고 생각조차 안 한다. 싱가포르의 한 스타트업은 바로 그 맹점을 노렸다. “AI 에이전트를 어디에 둘까"라는 질문에, 남들이 새 앱을 만들 때 이들은 대답했다. 이미 손끝이 가 있는 곳에 두면 되잖아.

그 회사가 Acti(액티)다.

AI를 앱이 아니라, 자판 속에 심는다

Acti의 위치 전략·핵심 기능·Skills 생태계·엔진·한계를 한눈에 정리한 개념도
Acti의 위치 전략·핵심 기능·Skills 생태계·엔진·한계를 한눈에 정리한 개념도
Acti의 위치 전략·핵심 기능·Skills 생태계·엔진·한계를 한눈에 정리한 개념도

Acti는 iOS와 Android용 ‘에이전틱 키보드(agentic keyboard)‘를 표방한다. 기존 키보드가 다음에 칠 단어를 예측해주는 수준이었다면, Acti는 지금 쓰고 있는 그 앱 안에서 — 이메일이든 슬랙이든 SNS든 — AI 에이전트가 사용자를 대신해 실제 작업을 수행한다고 말한다. 초안을 써주는 걸 넘어, 회의 링크를 만들어 붙이고, 문장을 다른 언어로 번역하고, Notion 문서를 업데이트하는 식이다(TechCrunch).

작동 방식은 놀랄 만큼 단순하다. 스페이스바 — 이들이 ‘Acti Bar’라 부르는 — 를 길게 누른 뒤 원하는 걸 말로 입력하면, 앱을 전환하거나 챗봇 창을 따로 띄울 필요 없이 그 자리에서 실시간으로 답이 돌아온다(TechBuzz). 카톡을 쓰다 말고 ChatGPT 앱으로 갔다가, 답을 복사해서 다시 돌아오는 그 지긋지긋한 왕복 동선. Acti는 그 왕복을 통째로 없애겠다는 것이다.

여기까지만 들으면 그저 ‘편리한 키보드’다. Acti가 야심을 드러내는 지점은 그다음, Skills에서다.

Skills — 코딩 없이 ‘나만의 단축 명령’을 만든다

Skills는 자연어로 만드는 다단계 작업 단축키다. 코딩은 필요 없다. 예를 들어 “받은 메시지를 영어로 번역해서 답장 초안 만들기"라든가, “이 대화 요약해서 Notion 회의록에 추가하기” 같은 여러 단계짜리 흐름을, 말로 정의해 키 하나에 매핑해두는 것이다(TechCrunch).

여기서 Acti는 단순한 앱이 아니라 플랫폼이 되려 한다. 파워 유저를 위한 Skill Builder로 API와 여러 앱을 엮어 맞춤 스킬을 만들 수 있고, Skill Hub라는 마켓플레이스에서 다른 사람이 만든 스킬을 발견하고 공유한다. 익숙한 그림이다 — 앱스토어가 아이폰을 완성했듯, 스킬 생태계가 돌아가면 키보드는 ‘자판’이 아니라 ‘작업 실행 창구’가 된다. Acti의 진짜 승부수는 키보드 자체가 아니라, 이 생태계가 굴러가느냐에 걸려 있다.

엔진은 Google의 Gemini 모델이다. 자체 모델을 만들지 않고 Gemini를 택한 이유로 회사는 지능·속도·다국어 성능·비용 효율의 균형을 든다(TechCrunch). 다국어 성능을 명시적으로 언급한 대목은, 한국어 사용자 입장에서 특히 눈여겨볼 만하다. 키보드는 본질적으로 언어의 도구이고, 영어권 밖에서 쓸모없는 키보드는 애초에 키보드가 아니니까.

이 사람들이라면 — 창업자를 보면 베팅이 보인다

Acti를 그냥 또 하나의 AI 스타트업으로 넘기기 어려운 이유가 있다. CEO가 Young Wang, Facemoji 키보드를 일간 사용자 3억 명 이상 규모로 키운 전 Baidu 임원이다(, TechCrunch). 즉 이 사람은 ‘키보드로 대규모 사용자를 모으는 법’을 이미 한 번 증명한 인물이다. AI를 키보드에 심는다는 아이디어가 아무 데서나 나온 게 아니라, 키보드라는 부동산의 가치를 몸으로 아는 사람에게서 나왔다는 뜻이다.

돈도 붙었다. Acti는 2026년 6월 30일, BITKRAFT Ventures가 주도한 530만 달러 시드 투자를 마감하며 정식 출시됐다(, TechCrunch). 유니콘급 라운드는 아니지만, 시드 단계에서 방향을 검증받기엔 충분한 규모다.

프라이버시: 로컬 우선, 그러나 ‘완전 로컬’은 아니다

키보드 앱이라는 말에 반사적으로 긴장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감각은 옳다. 키보드는 당신이 치는 모든 것을 지나간다 — 비밀번호, 카드번호, 은밀한 메시지까지. AI가 그 위에 앉는다는 건 신뢰의 문턱이 그만큼 높다는 뜻이다.

Acti는 이 지점을 의식해 ‘로컬 우선(local-first)’ 구조를 내세운다. 개인 컨텍스트는 기본적으로 기기에 남고, 사용자가 외부 처리를 요구하는 기능을 명시적으로 호출할 때만 데이터가 기기를 떠난다는 설명이다(TechCrunch).

방향은 옳다. 하지만 문장을 곱씹어보면 함정이 보인다. 앞서 봤듯 Acti의 핵심 기능들 — 번역, 요약, 에이전트 작업 — 은 상당수가 클라우드의 Gemini에 의존한다. 그 기능을 부르는 순간 데이터는 기기를 떠난다. ‘로컬 우선’은 ‘완전 오프라인’이나 ‘완전 로컬’과 다르다. 게다가 데이터 보존 정책, 서드파티 통합의 보안 수준, 입력 내용이 모델 학습에 쓰이는지 여부 같은 핵심 질문에 대해 아직 상세한 공식 문서가 충분히 공개되지 않았다. 편의와 프라이버시를 맞바꾸는 계산은, 사용자가 직접 해야 한다.

가격: 지금은 공짜, 그런데 나중은?

돈 이야기를 하자. 현재 Acti는 무료다. 키보드, 에이전트, 각종 앱 통합, Skill Builder까지 전부 무료이고 사용 크레딧이 제공된다(TechCrunch). 더 고급 모델과 높은 일일 한도, 프리미엄 기능을 담은 유료 구독이 예정돼 있지만 — 가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솔직히 말하자. 이건 평가를 유보하게 만드는 대목이다. 무료 티어의 크레딧이 며칠 쓰면 동나는 수준인지, 한 달을 버티는 수준인지 수치가 없다. 유료 구독이 월 몇 달러대인지, ChatGPT Plus급인지도 모른다. Gemini API를 뒤에서 돌리는 구조상 사용량이 곧 원가인데, 그 원가를 어떻게 사용자에게 넘길지가 안 보이는 것이다. “지금 공짜"라는 말에 설레기 전에, 유료화 이후가 진짜 시험대라는 걸 기억하는 게 좋다.

그래서, 정말 혁신인가

이 글에서 내가 계속 밀고 온 주장을 이제 정면으로 꺼내겠다. Acti의 진짜 무기는 기술이 아니라 위치다.

Digital Trends도 비슷한 지적을 했다. Acti가 다른 AI 에이전트가 못 하는 일을 해내는 게 아니라, ‘키보드 안에 산다’는 위치로 차별화될 뿐이라는 것. AI 작업의 정확도나 앱 호환성의 한계는 기존 에이전트들과 다르지 않다는 얘기다. 옳은 지적이다. 번역의 품질, 요약의 정확도, 에이전트가 실제로 작업을 성공시키는 비율 — 이 본질적인 지표들은 결국 뒤에 있는 Gemini의 실력이지 키보드의 실력이 아니다.

하지만 나는 여기서 Digital Trends와 살짝 갈라선다. 위치가 곧 제품일 수 있다. 인스타그램은 최고의 카메라를 만들어서 이긴 게 아니라, 이미 주머니에 있는 카메라를 가장 잘 쓰게 해서 이겼다. 마찰(friction)을 없애는 것 자체가 기능이다. 하루 수백 번 여는 키보드에서 앱 전환이라는 마찰 하나를 제거하는 일은, ‘별것 아닌 위치 차별화’로 깎아내리기엔 사용 빈도가 너무 높다. 정확도가 남들과 같아도, 손이 가장 먼저 닿는 곳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실제로 더 많이 쓰이게 되는 도구는 분명히 존재한다.

정리하자면 이렇다. Acti는 AI를 더 똑똑하게 만든 회사가 아니다. AI를 더 가깝게 만든 회사다. 그 베팅이 통할지는 두 가지에 달렸다 — 유료화 이후에도 가격이 합리적일지, 그리고 Skill Hub 생태계가 실제로 살아 움직일지. 둘 다 아직 답이 없다. 그래서 지금의 Acti는 ‘완성된 혁신’이 아니라 ‘지켜볼 가치가 있는 도발’에 가깝다.

공짜인 지금, 손해 볼 것 없으니 한번 깔아보라. 다만 유료화 안내 메일이 오는 날, 크레딧이 얼마나 남았고 이걸 정말 매달 돈 내고 쓸 만한지를 그때 다시 판단하면 된다. 키보드는 언제든 갈아끼울 수 있으니까 — 그게 키보드라는 부동산의 힘이자, 동시에 약점이다.